포메라니안은 털이 생명이라 했다. 목욕시켜보면 그 말이 얼마나 참인지 깊이 공감할 수 있다. 포메라니안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는 영계백숙 한 마리처럼 앙상하고 얼굴은 말할 것도 없다. 2021.5.5 행복이를 처음 입양하고 2주 뒤 목욕을 시키겠다 물을 뿌렸다가 앙상한 행복이의 모습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. 하지만 뽀송뽀송 털이 살아나면 다시 세상 귀여운 강아지가 된다.
아무리 털이 생명인 포메라니안이라지만 포메라니안의 털빠짐과 털 날림은 정말 상상 그 이상이다. 긴털이 돌돌 말려 온 집안 바닥을 둥둥 떠다니고, 때로는 공기 중에 붕붕 날아다니기도 한다. 그나마 여름이라 옷에는 덜 붙지만 겨울을 지낼 상상조차 하기 무섭다.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포메라니안에게 곰돌이 컷을 시도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. 행복이도 그래서인지 우리 집에 올 때 곰돌이 컷을 했었다.
곰돌이 컷은 이중모에 가깝게 커팅을 하기때문에 비교적 긴털이 덜 날리는 편이다. 하지만 포메의 특성상 곰돌이 컷이라 하더라도 이발기로 밀어버릴 수가 없다. 포메의 곰돌이 컷은 미용사님의 정교한 가위컷으로 탄생한다는 사실! 때문에 행복이의 곰돌이 컷은 제법 비싼 편이다. 나, 신랑, 딸 셋이 미용실에서 커트를 해도 5만 원 안될 텐데, 이 녀석 혼자 하는 미용이 저렴해서 7만 원이다. ㅠㅠ 털 날림을 생각하면 곰돌이 컷을 유지하고 싶으나 미용비를 생각하면 그냥 털을 길러볼까 싶다. 물론 겨울 털 날림을 겪어본 후 다시 생각해볼 일이긴 하다.
어쨋든 더운 여름날 행복이도 조금 시원하게 지내라고 다시 곰돌이 컷을 해주었다. 초보 강아지 맘이라 어떻게 관리해주어야 하는지 몰라 무식하게 막 빗질을 했더니 행복이가 빗만 보면 빗을 물어 버린다. 그래서 미용사분이 많이 고생을 하셨다고 한다. 그리고 어디를 중점적으로 빗어줘야 하는지도 몰라 귀 뒤 털이 다 엉켜버렸다고 한다. 엉킨털을 풀기엔 아이가 너무 지치기에 그냥 다 잘라버리기로 했다. 귀 뒤 털을 다 자르니 기대했던 동글동글 곰돌이가 되지는 못했다. 하지만 그럼에도 제법 귀여운 포메 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.
표정을 보아하니 심기가 불편하여 삐진듯하다. 행복이는 삐지면 늘 저표정으로 나에게 콧방귀를 끼고 돌아선다. 미용을 하고 온날도 하루 종일 삐져서 나에게 콧방귀를 날려댔다. 물론 미용사님이 선물로 주신 치즈 간식에 다시 홀라당 넘어오긴 했다. 포메라니안 곰돌이 컷을 하고 가장 큰 장점은 털이 덜 날리고 빗질이 수월해졌다는 점이다. 또 전에는 초보라 잘 못 보았던 피부색도 보여서 행복이의 건강 상태를 잘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.
당분간은 더운 여름이 지속되니 곰돌이컷을 유지할 생각인데, 여기서 긴 머리로 어떻게 길러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다. 미용사님께 상의하면 알게 되겠지. 그러고 보니 행복이의 물개 컷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. 올겨울엔 물개로 변신시켜봐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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